이연주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검사들의 이야기 읽다 보면 화가 나요, 그런데 가끔 검사들의 이름을 밝히고 그들이 한 짓을 밝히는데 이게 검색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이연주변호사님의 글을 옮깁니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도 나왔네요
금줄을 치고 움직이는 그들
검찰은 스스로 성역이 되는 한편 금줄을 그어 세속의 권력이 미칠 수 없는 성역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
그런데 페친들 말이야, 이 게임판에서는 항상 검찰이 승리할 수 밖에 없어. 금줄을 이리저리 움직일 수도 있고, 맘만 먹으면 금줄의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넘나들며 미운 놈 두들겨 패버리는 게 검찰이니까.
22명의 선수가 볼을 쫓다가 결국은 망할 놈의 독일이 이기는 게 축구의 정의인 것처럼 검찰이 승리하는 게 이 게임의 룰이야.
2002년 인천지검 특수부가 한 폐기물업체의 횡령 사건을 수사하다가 72억 원이 대상 임창욱 회장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알아내. 최종적으론 빼돌린 회사자금이 220억원으로 밝혀졌지. 어떻게 되었을 것 같아?
딩~~동. 대상의 임직원 3명만 기소되고, 유독 임 회장만은 2004년 1월 참고인 중지결정을 받아서 수사가 중단돼.
이게 끝일까. 아니지, 아주 재미난 일이 기다리고 있어.
2005년 전수안 당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에서 공소외 임창욱과 공모공동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적시해버려.
불고불리 원칙에 따라 법원은 기소된 3인에 대한 공소사실만 한정해서 판단해야 해. 그런데 법원이 보기에 검사들의 기소권 전횡이 눈뜨고 볼 수 없었던 지경이었던 거겠지.
죄가 있다는 법원의 예비판결에 따라 임 회장은 뒤늦게 2005년 7월 구속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아.
페친들 근데 애초 처분을 한 검사들과 이종백 당시 인천지검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대검이 감찰거부 결정을 내려서 아무런 일도 없으셨지. 자 내가 뭐랬어. 검사들은 영원한 승자야. 이종백 전 검사장은 2007년에 무려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었으니까 참 웃긴 일이지.
성완종리스트 사건을 보자고.
사망한 그의 바지 주머니에는 정치인 8인의 명단이 적힌 메모지가 있었지. ‘김기춘 10만달러, 허태열 7억원, 홍문종 2억원, 부산시장(서병수) 2억원, 유정복 3억원, 홍준표 1억원, 이완구, 이병기(금액 미표시)’ 이렇게. 어떻게 되었을까.
딩~~동. 검찰은 이완구와 홍준표 2인만 기소하고, 박근혜의 최측근으로서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나머지 6인에 대해선 불기소처분을 해.
수사결과 발표야말로 정말 가관이었지.
메모지에도 없던 이름인 노건평의 특별사면 개입혐의를 중점적으로 발표하거든. 성완종으로부터 특별사면을 청탁받고 금전을 수수했는데,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다고 하면서.
박근혜 게이트를 노무현ㆍ노건평 게이트로 전환하려는 가상한 노력이지. 사람들이 이번에도 "기-승-전-노무현"이냐고 비아냥거릴 만했지. 나중에 노건평씨는 국가배상청구를 해서 승소해. 검사들이 명확한 증거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않는 사실을 발표했다고 법원이 인정하거든.
성완종리스트 특별수사팀의 팀장이 누구냐고?
당시 대전지검장이던 문무일이야.
2017년 검찰총장 청문회 무렵에 기자로부터 그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자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당당히 말하지.
으음, 혼란스러운데 사람에 대한 문무일과 우리들의 정의가 다른 것으로 일단 정리하자고.
근데 권력이 없다면 돈으로 면죄부를 사야겠지.
검사 출신의 어느 변호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야.
작전세력 중 1명을 긴급체포했는데, 검사 전관인 변호인이 검사실에 와서 부탁을 하더래. 오늘만 구속영장을 치지 말고 좀 봐 달라고 그러면 자신이 성공보수로 20억을 받게 되어 있다고. 다음에 소환하면 꼭 자신이 문제없이 출석시키겠다고.
너무 급하게 체포되어 와서 주변정리를 못했던 거라. 재산도 처분, 은닉하고, 공범들 간에 협의도 해서 바지를 단단히 준비시키고 그런 단 며칠 간의 시간에 그 값이 매겨지는 거지.
딩~~동. 이게 바로 개미들의 눈물이 흘러가는 곳이지. 작전세력에 당한 개미들의 돈은 이렇게 흘러들어가 작전세력이 면죄부를 사는 데 쓰여지게 돼.
15세기 독일에서 면죄부를 팔던 수도사 요한 테첼이란 사람은 “금화가 궤 속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죄지은 영혼이 연옥을 벗어나게 된다”고 광고해. 지강헌은 1988년 서울의 북가좌동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고. 뭐 아직도 대체로 그런 흐름인 거지.
페친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말야.
성서를 독점하며 면죄부를 팔던 그들이 개혁당했음을 잊지마. 역사를 안다는 건 장래 실현될 미래를 현재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는 거지.
마틴 루터는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해.
“집안에 있는 어머니와 거리에 있는 아이들과 시장에 있는 보통남자와 이야기해보아야 한다. 그들이 말하는 방식에 맞추어야 한다.” 멋대로 금줄을 치고 움직이는 그들에게 이제 우리의 정의를 가르쳐 주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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